준공건축물

JEJU·ARCHITECTURE·FESTIVAL

작성자 : 제주건축문화제

등록일 : 2023.11.06
조회수 105
2023 준공건축물부문 심사평

심사위원장 오종수 (앤드 건축사사무소)

 

<총 평>

 

작년보다 두 배 넘게 작품들이 접수되었습니다. 갈수록 참가자들의 관심과 노력이 배가되는듯하여, 나날이 제주건축문화가 발전해 나가는 것에

참가자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적지 않은 참가작들 중에서 수상작들을 정해야하는 데에 그 수가 한정되어 있슴에 대한 아쉬움과, 그 수준들의 높음으로 인한 

선택의 결정지음에 대한 두려움이 항상 있게 됩니다.

현장을 일일이 설명해주시고 답사에 배려해 주신 건축가, 건축주 분들과 더불어 항상 열정적이신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Ara_Owall House

 

경사진 대지에, 중앙에 중정을 두고 동선과 기능들을 배치한 작품이다. 단순한 동선과 구조라 생각할 수 있으나, 직접 겪어보면 하나 하나 다 특색이 있는 공간이라 

건축가의 세심한 노력을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작품은 결코 2D로의 도면으로써만 지어질 수 없고, 상상력과 충실한 3D의 입체적 검토가 이루어져야만 가능했으리라.

집을 돌아보며 술래잡기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착각이 들었다. 많은 나만의 구석과 넓기 보다는 깊은 공간을 품고 있는 집, 여기서 사는 아이들은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다집은 건물이라는 물리적 실체 이전에 그 속에서 이루어가는 생활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우르드르

 

우르드르는 북유럽 신화를 모티브로 샘과 물의 느낌을 건물 내에 담으려는 시도이다. 모든 생명은 물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니, 물에 바쳐진 하나의 신전이라고 할까?

그리 크다고는 볼 수는 없는 공간이지만, 안개자욱한 깊은 숲 속의 우주목 아래 샘을 안에다 가져다 놓아 끝없는 하늘로 솟구치게 하고, 넓디 넓은 대양을 펼쳐 놓아 

푸른 바다의 대지로 달려가게 한다.

무엇보다, 건축주의 상상을 건축가가 서로 공감하여 십분 만족하는 공간을 만들어내었다는 것에 많은 격려를 보내고 싶다.

밤의 우르드르가 더 기대되기는 했지만 일정상 낮의 얼굴만 보고와서 아쉽다.


Melting House

 

멜팅하우스는 일반 주택이 아닌 별장으로 설계된 주택이다. 매일의 루틴한 일상생활을 벗어나 특별한 시간을 위한 공간이라는 것이다. 작가의 글에서도 보이듯 

일상적인 기능의 반복을 수용하는 집이 아니라 새롭고 낯선 감각을 불러일으킬 공간을 상상하여 설계했다.

처음 이 집을 보았을 때 떠오른 단어는 실험적이었다. 형태는 물론, 공간의 구성, 외벽의 콘크리트 UHPC 타공패널까지, 일상적 구법을 벗어나 다소 

과장된 느낌으로 다가왔다.

일반 주택이라면 그것이 지나침으로 흠잡을 수도 있겠지만 작가와 건축가의 의도를 읽다보니 그 거칠은 실험성도 이해할만하다 하겠다

다소 개성과 스타일에 약한 우리 건축계에 이런 거칠지만 센 목소리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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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 이성호 (제주대학교 미래융합대학 부동산관리학과 교수)

 

2023 제주건축문화제 준공건축물 심사에 참여를 한다는 것은, 저에게 참으로 즐겁고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올해는 어떤 훌륭한 작품이 접수되었을까

어떤 작품이 수상을 할까? 이런 설레는 마음으로 심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접수된 작품을 심사를 하면서 이전에 비해 전체 작품의 완성도는 

더욱 더 높아졌으며 제주의 지역성에 대한 깊이도 짙어지는 것 같습니다

수상하신 작품을 작업하신 분께 축하드리며 수상하지 못하였지만, 작품을 출품하느라 수고해주신 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스테이 오후

 

스테이 오후 작품의 배치를 보면 살짝 경사진 대지에 2채의 건축물이 앉아 있는데, 경사진 대지를 이용한 배치와 2동의 건축물을 엇갈리게 배치함으로써 단조로움을 

피하면서 전체적으로 작품의 시각적 완성도를 높게 하였다.

작품의 외관은 제주의 지역성에 대한 깊은 고민의 흔적이 엿보이기에 좋은 작품이라 생각했다. 작품 정면을 보면 그다지 크지 않고 단아한 건축물로 보였으나

막상 들어가고 나면 반전의 디자인이 나의 눈을 즐겁게 했다. 작품 가운데 중정은 서쪽 하늘을 바라보게 오픈되어 있으며 낮은 담장은 제주 자연과의 교감을 깊게 하고 있다

건축물 내부에는 도형의 기본이 되는 삼각, 사각, 원이 조화를 이루면서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를 하고 있어 누구를 위한 디자인인지 알 수 있었다.

단아하면서도 제주의 초가를 닮은 외관과 건축적 언어를 잘 활용한 내부 인테리어, 제주자연과의 교감을 추구하는 스테이 오후는 본상을 수상하기에 한치의 부족함도 

없다라고 생각한다.

 

Asillie(아실리) / 我實里(아실리: 나를 다시채워주는곳)

 

제주의 중산간 지역에 위치한 아실리는 아주 모던하면서도 작품의 비율과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다. 작품명의 뜻은 나를 다시 채워주는 곳이라는 의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제주의 자연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탁 트인 제주의 자연과 한라산이 나를 반겨주고 있으며 작품 곳곳에 넓은 창은 제주의 자연을 작품 내부로 

끌어들이고 있다. 그리고 2층에 올라가 남쪽을 보면 제주말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었다. 아 이 작품이야말로 제주의 자연을 흠뻑 끌어안은 건축이로구나라고 감탄하게 되었다

작품 곳곳에 보이는디테일은 다양한 건축어위를 품고 있는데 제주의 자연과 매스의 조화, 칼라의 대비가 곳곳에 숨어 있어 이를 찾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제주도 중산간 지역에 신축되는 건축은 한라산과 어울리도록 하기 위해 경사지붕을 권장하는데, 아실리는 평지붕임에도 불구하고 한라산 중산간 지역에 당당하게 

서 있는 모습이 참으로 한라산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으며 아름다웠다.

 

플로웨이브

 

플로웨이브 작품은 제주의 빌레 위에 하나의 건축물이 내려앉은 형상을 하고 있으며, 이 하나만으로도 주목을 끌었다. 빌레는 넓적하게 펼쳐진 암반을 이르는 

제주 방언으로 척박한 땅을 삶의 터전으로 일궜던 제주인의 삶을 보여주는 곳이다. 이런 빌레 위에 일하다가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짐으로써 작품의 의미는 

깊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작품 주변 물의 흐름이 건물의 생동감을 더해주고 있다.

작품입구에서 들어가면서 전입공간은 단순미가 가미된 자연을 오롯이 보여주고자 하였으며 입구를 지나 작품에 진입했을 때는 제주인의 휴식과 자연을 축약한 

모습으로 빌레가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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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 임진우 (정림건축 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한국건축가협회 대외부회장)

 

재재소소(JEJESOSO)

 

산방산을 배경으로 위치한 덕수리라는 작은 마을에 지어진 재재소소. 두 가구의 주택은 기존마을의 질서를 따르며 잘 어우러진 건축이다

한 세대를 다시 작은 단위의 3개 매스로 나누고 분리한 배치계획은 제주에서 자연발생적으로 발생된 마을의 연장과 확장처럼 여겨진다. 여기에 더하여 골목길을 만들어 

산방산으로 시이퀀스를 유도하는 건축가의 의도와 수법은 세련되었다. 외관과 인테리어 공간, 소품, 조명, 마감재, 조경 등 통합된 토탈디자인과 디테일의 수준이 높다

제주의 전통적 고유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려 애쓴 건축가의 노력과 성취에 박수를 보내며 이 분야의 규범적인 건축으로 손색이 없다.


아담스테이

 

한경면 판포리에 위치한 말 그대로 아담한 두 채의 스테이 하우스다. 미니멀(minimal)한 박공조형의 내부공간에 작은 정원을 삽입하고 이 정원을 중심으로 높은 

천장을 가진 거실과 코지(cozy)한 다락방 침실 공간이 함께 공존한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현대적 감각이 뛰어난 건축이다. 제주에 잠시 머물며 여행하는 

이들을 위해 적합한 최소한의 단위공간을 합목적적인 시설로 디자인하였으며 단순하면서도 섬세한 감수성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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