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건축물

JEJU·ARCHITECTURE·FESTIVAL

작성자 : 제주건축문화축제

등록일 : 2022.10.04
조회수 344
2022 준공건축물부문 심사평

<심사위원 박상진>

 

자연을 닮은 사람들이 사는 이곳, 제주입니다.

제주의 주인공은 자연과 사람입니다.

자연과 어우러져 자연에 순응하는 삶을 살아가는 지혜, 또한 자연의 역경을 극복하려는 용기,

이것이 제주 삶의 특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런 심성으로 만들어진 제주의 건축은 제주의 자연과 많이 닮아있습니다.

 

건축물은 주변의 자연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건축으로 인해 새롭게 맺어진 사회적 관계는 건강하며 지속 가능한가?

사람들의 삶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중이 수반되어 지어졌는가?

이런 질문을 스스로 던지며 심사를 시작했습니다.

허락된 현장 심사 시간이 짧았지만, 건축가의 생각과 이를 이루어가는 과정들을 읽어보려고 했습니다.

 

Starville(스타빌)

한라산은 별을 잡을 만큼 높은 곳이란 뜻이라고 한다.

별이 쏟아지는 한라산 기슭에 주변 환경을 거스르지 않고 건축물이 앉아 있다.

발길이 머무는 결절점 곳곳에 별자리를 수놓아 움직이는 것이 곧 새로운 경험이 된다.

빌라센터 지붕을 산책하면 또 하나의 오름을 걷게 된다.

매스를 자랑할 만한 체육관도 굴곡진 지붕으로 전혀 낯선 풍경이 아니다.

 

새별오름들불축제장 공중화장실

들불 축제가 열리는 새별오름에 오름을 닮은 화장실이 생겼다.

답답하고 더러울 것이란 통념은 말끔히 잊어도 좋다.

덩어리와 재료를 다루는 건축가의 솜씨가 놀랍다.

매스끼리 만나는 부분도 맵시 있고, 딱딱한 노출 콘크리트가 부드럽고 정겹다.

 

TABULA RASA(타블라 라사)

경계는 공간의 켜를 나눴고, 채 나눔은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자연은 아무런 제약도 없이 숨 막힐 듯 내부로 확장되었다.

틈으로 쏟아지는 햇볕은 단순한 실내에 생동감을 준다.

건물에 들어서나 나와 있거나 제주의 자연은 늘 반갑다.

 

HADO Dairy(하도 기록

마당을 향해서 모인 건물들이 서로에게 정다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다.

원래 주인이었던 마당의 소나무도 한몫한다.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절제와 단순함으로 오히려 모든 것을 다 담았다.

한편의 동화를 읽은 듯, 하도에서의 잊지 못할 인생 기록은 덤이다.

 

신흥리 주택

부부와 아홉 마리의 강아지 중 이 집의 주인은 누구일까?

대지 경사를 따라 내부공간은 수직으로 확장되고, 외부에는 새로운 공간이 생겼다.

제각각의 창은 바깥 풍경을 그대로 끌어들여 지루할 틈이 없다.

내부에서의 재현된 Y자 집 모양, 재료 선택과 디테일이 수준급이다.

 

창의적이고 아름다운 건축물로 건축가의 명예를 빛내고, 제주를 더 아름다운 공간으로 만들어주신

2022 제주건축문화대상 수상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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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 이성호>

 

2022년 제주건축문화축제 준공건축물부문은 비주거부문 8 작품, 주거부문 4 작품으로 총 12작품이 심사대상이였습니다. 작년에 비해 출품된 

작품 수가 적어계획된 상을 전부 수상하는 것이 적정한지 고민이 되었으나, 작품 하나하나를 검토하고 현장을 방문해 보니 이러한 염려가 

단지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접수된 모든 작품이 우수하고 뛰어나 수상작을 선정하는 데에 더욱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타 지역에서 오신 두 심사위원께서 제주의 건축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심사를 해 주셔서 저는 되려 좋은 작품들을 눈과 마음에 담으며 편안하게 

심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상작품인 스타빌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정되었으며, 제주의 자연과 어우러지는 유기적인 건축물을 선보여 인공물과 자연을 훌륭하게 

융합한 작품이라고 판단되었습니다. 별을 컨셉으로 잡아 야간에 그 멋이 더욱 두드러진다는 설명을 듣고, 차후에 기회가 된다면 방문해 제주의 별을 

여유있게 감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참가 작품이 훌륭했지만, 현장을 방문해 건축물을 둘러보며 인상 깊었던 건축물 중 하나로 신흥리주택을 꼽고 싶습니다

유기견을 입양해 키우는 건축주가 본인의 건축물에 대해 진심으로 자랑스러워하고 만족하는 모습을 보니, 흐뭇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또한 작품 설계 과정에서 건축사와 여러 번 의견을 나눠 권유를 적극 수용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역시 좋은 건축이란 건축주와 건축사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훌륭한 작품을 설계해주신 건축가분들과 출품해주신 건축주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해드리며

이러한 작품들이 더 많이 제주에 뿌리를 내린다면 제주건축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관계자 여러분들 수고 많으셨으며, 수상 여부를 떠나 2022년 제주건축문화축제에 기여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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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 김성진>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할 만큼 빼어난 제주의 자연경관은 제주도민만의 것이 아닌 우리모두가 지키고 

가꾸어야 할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유독 많은 환경제약 속에서도 이를 보존하려는 선조들의 노력은 확고했고 이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제주의 전통이 되지 않았나 싶다.

이렇듯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제주의 지역성을 부각시키려는 제주건축사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많은 고뇌와

노력이 녹아든 작품을 짧은 시간에 평가할수 밖에 없었던 점은 매우 아쉽고 출품하신 건축사님들의 이해 부탁드립니다.

 

Star Ville (스타빌)

한라산과 오름을 빼놓고는 설명되기 어려운 제주의 자연환경에 거스르지

않는 규모설정, 배치 및 조경에 이르기까지 건축사의 세세한 관심과 많은 노력의 흔적이 녹아있는 듯하다.

센타 지붕의 억새조경은 과거 접하였던 제주민가의 억새지붕이 연상되는 것은 왜 일까?

 

새별오름 들불 축제장 공중화장실

항상 뒷전으로 밀려날수 밖에 없는 처지의 화장실을 주인공으로

승화시킨 작품이 아닌가 싶다.

첫인상은 문득, 성이시돌목장이 떠올랐는데 주변의 오름을 형상화

하였다 한다.

형태구성은 물론 노출콘크리트의 시공완성도가 우수하다.

 

TABURA RASA(타블라 라사)

건물과 건물의 배치를 통하여 얻어지는 중정, 그 중정은 단순한 외부공간이 아닌 그 중정을 중심으로 한 건물들 간의 

관계성이 설정되는 것을 보면 마치 한국건축의 특성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듯하다.

 

HADO Dairy (하도 기록)

크지 않은 대지에 법적 제약이 추가 되어 있는 부지의 특성을 오히려 장점으로 재해석한 듯하다. 소나무 하나하나까지 

부지의 원형을 유지함은 물론 적은 규모의 공간계획과 절제된 형태구성이 이곳을 찾는 이로 하여금 오래오래 기억 될 듯하다.

 

신흥리 주택

외부에서 바라보았을 때의 느낌은 평범하였으나 내부를 들어서는 순간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작은 규모의 주택임에도 내부공간의 다양한 변화를 통하여 생활의

활력을 불어넣은 공간으로 탄생한 듯 하다.

 

제주의 지역성과 창의성을 찾으려는 건축사님들의 노고에 감사드리고 그러한 건축사님들의 노력을 묵묵히 지켜봐 주시고 

지지해 주신 건축주님들께도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다시 한번 짧은 시간에 수많은 노력의 결과물을 평가한 무례함을 이해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